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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생활 이야기

교회 청소년부 수련회 참가 후기

지난 주말 교회 청소년부(중등부)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이어 청소년부 교사 자격으로 참가한 두번째 수련회였습니다. 작년 수련회가 저의 청소년 시절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면 올해 수련회는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수련회 후기: 클릭)


제가 본격적으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이 중3 때 여름수련회 이후부터였습니다. 믿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 구원에 대한 확신없이 그저 당시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예배에 열심히 출석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제 믿음생활에 변화가 생긴 것은 중3 수련회 이후 20년도 넘은 어느날 제 자신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아버지됨과 아들됨'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아들인 나, 아빠인 나와 아이들, 다른 사람들이 '아버지'라 부르는 하나님과 나의 관계는 무엇일까 등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부족하지만 이제 저도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바른 신앙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보면서 미래의 그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몇년 후 우리 청년 선생님들이 보여주신 자기희생의 헌신과 섬김을 몸소 보여주는 듬직한 믿음의 청년(어른)으로 성장할 것이고, 어떤 학생들은 존재감은 없지만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하는 어른이 될 것이고, 또 어떤 학생들은 믿음의 길과는 거리가 먼 길을 가는 '안믿는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번 수련회의 경험이 우리 청소년 모두의 마음 속에 "믿음의 작은 불씨"를 하나씩 가지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색한 찬양의 시간, 이상하게 비쳐질 수도 있는 울부짖듯이 기도하는 시간 등 몇몇 장면들이 뇌리에 남아 있다가 인생의 어느 순간 그들에게 인생의 전환점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학생들 모습에서 중3 시절의 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지금은 부족해 보이고 못마땅한 듯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제 마음대로 판단하지 않고 그들의 (꺼진 촛불 심지의 작은 불꽃과 같은) "믿음의 작은 불씨"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불을 붙여주시길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제 나이 또래가 되어서 과거를 돌아보면서 지금 제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 경험이 소중했지라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학생들에게 기도의 힘을 보태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기도하면서 제가 저를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시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올해 역시 자기희생적인 청년샘들과 아직은 친구가 제일 우선순위인 학생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고마운 수련회였습니다. ^^